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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경일지] 아무렇지 않은줄 알았는데... D+31

상경일기

by 키꼬에디터 2020. 4. 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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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나의 주말은 멈추는 시간 없게 화장실 청소하고 밥하고 장보고 책을 읽으며 보낸다.

듣기만 해도 신나고 몸이 절로 반응하는 노래를 들으며 말이다.

하나 주말인 오늘은 화장실 청소도 못하고 평소 나의 주말 같이 않았다.

여자 친구가 서울에 올라와서였다.

서울에 올라와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서울 구경을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야 말로 서울 구경을 하리라.

물론 사람들과 코로나를 피해서 말이다. 그렇게 다짐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많이 저장했다.

 

시간은 상대적이라고 했던가. 여자 친구가 올라온 3박 4일을 끝으로 오늘 돌아갔다.

우애 좋은 형제처럼 먼저 가라 양보를 계속하기도 하며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음을 기약한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그렇게 수십 번의 손 흔들기를 끝내고 집으로 몸을 향했다.

 

이제 몸이 절로 흔들리는 노래를 들으며 집에 도착만 하면 가히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근데 왜인지 가슴이 아프고 눈이 뜨겁다.

눈물이 나올 거 같았다.(사실 한 방울 정도는 흘렸을지도)

노래가 문제였다. 나에게 들이는 소리는 상대방의 대화 소리가 아닌 노래였고 나의 입은 열 일이 없었다.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못 느꼈는데 지금은 확실하다.

외롭다. 쓸쓸하다. 누군가랑 대화하고 싶다.

스스로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으니 불만은 없고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너무 외롭고 슬프다.

 

기다리는 거라곤 침묵밖에 없는 집에 들어가기 싫다.
하나 집에 들어가서 울고 싶다.
침묵을 아무렇지 않아 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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